'미투' 연루… 배우 조민기 숨진 채 발견

구의동 지하주차장 옆 창고서


[ 성수영 기자 ] ‘미투’ 바람이 관련자의 자살이라는 비극적 사태로 이어졌다.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잇따라 제기된 배우 조민기 씨(53)가 9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오후 4시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대형 주상복합 건물 지하 1층 주차장 내 창고 안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조씨의 부인이 처음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 건물은 조씨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병원 도착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뚜렷한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자택 등 다른 장소에 유서를 남겼을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조씨는 오는 12일 강제추행 혐의로 충북경찰서에 출두할 예정이었다. 그는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피해자의 폭로가 나오면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학생들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고 성추행하려 했다는 내용이다. 9일 오전엔 휴대폰을 압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지난달 20일 성추행 폭로가 처음 나온 직후 ‘명백한 루머’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잇따라 나타나자 1주일 만에 입장을 바꿔 ‘모든 것이 내 불찰이다. 모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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